K배터리가 지역 고용 활성화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지방에 본사·공장을 둔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다른 제조 대기업들이 젊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구소·사업장을 구축하는 행보와 대조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에코프로(086520)그룹 전체 직원 3363명(지난해 말 기준) 중 지방 출신 인력은 총 3017명으로 89.7%를 차지했다. 수도권 출신 직원 비중은 10.3%에 불과했다. 그룹 내에는 에코프로비엠(247540)(양극재 생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제조) 등 다양한 계열사가 있다.
1998년 설립된 에코프로는 수도권이 아닌 충북 오창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오창과 포항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확장해왔다. 이 중 오창에서 일하는 직원은 약 1200명으로 충청 지역 대학 및 고등학교 출신이 대부분이다. 또한 포항 소재 인력 2100여 명 가운데 95%가량이 비수도권 대학 및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양극재 제조 기업인 엘앤에프(066970)와 코스모신소재(005070)도 각각 대구와 충북 충주에서 지역 인재를 중심으로 고용을 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에프의 직원 수는 2021년 말 1021명에서 2023년 말 1782명으로, 코스모신소재의 경우 같은 기간 349명에서 419명으로 증가했다. 충주에 공장을 둔 분리막 제조 기업 더블유씨피(WCP)의 직원 수는 2022년 말 645명에서 지난해 말 1102명으로 늘었다.
재계에서는 배터리 산업이 젊은 지방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2차전지 시장이 커지면서 지역 투자 및 고용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 이후 전방산업 회복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포항 등 지방에 1조 2000억 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배터리 업계가 지역 고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지역 인재 채용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