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만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전망에도 뉴욕 증권시장이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게 월가의 격언이지만 지금 시장은 연준에 맞서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 주 3.2% 상승했다. 나스닥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지난 한 주 1.6% 올랐다.
기술주에 대한 자금 유입 규모도 급속도로 불어났다. 블룸버그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주 뉴욕증시 기술 부문에 21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고 보도했다. 3월 이후 최대 유입액(주간 기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이 같은 상승 흐름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미래 수익이 현재 주가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기술기업의 경우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가치가 높아진다.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서다.
국채 시장도 금리 인하 기대감에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초 4.466%에서 시작해 4.228%까지 하락했다. 국채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융시장의 상승은 이달 12일 연준이 금리를 연내 한 차례만 내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월가가 기대하던 두 차례 인하보다 매파적 시각이지만 시장은 연준의 전망보다 물가지표 개선에 더 주목한 셈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상승률이 각각 0.0%(보합), -0.2%를 기록했으며 5월 수입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5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도 전년 대비 2.6%로 전월(2.8%)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봤다.
경제가 고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는 한때 1.3%까지 떨어졌지만 이달 초 고용과 민간투자 지표가 업데이트되면서 다시 3% 위로 올라섰다.
연준 관계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아직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라며 “물가는 여전히 상승 리스크가 더 크다”고 말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는 “5월 CPI는 매우 좋은 수치지만 한 달 치 지표에 불과하다”면서 “이 같은 지표가 여러 달(a lot of months) 더 나와야 한다”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경계했다.
한편 금융시장의 환호는 미국 소비자들의 체감경기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미시간대가 14일 발표한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65.6으로 전월의 69.1보다 둔화됐다.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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