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4명이 직장을 다니면서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다른 일을 했다는 설문 조사가 나왔다. 고물가로 인한 실질임금 감소한 탓이다. 급기야 월 500만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직장인 가운데 30%가량도 ‘투잡(two job)’에 합류한 상황이다.
16일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5월 31일~6월 10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41.2%는 ‘추가 수입을 위해 아르바이트 등 다른 일을 병행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고물가로 인해 주된 직장벌이만으로 생활이 어렵기 때문이다. 응답자 88.5%는 ‘물가상승 탓에 실질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투잡’을 한 이유(복수응답)을 묻자 ‘물가 인상에 따른 생활비 부족’이 53.2%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결혼·노후 대비(52.9%), 실직 대비(16.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월 500만원 이상의 직장인 145명 중 33.8%도 ‘투잡을 했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더라도 고물가로 인한 충격은 마찬가지란 얘기다. 투잡을 뛴 직장인의 경우 임시직(42%)·일용직(49%)이 상용직(37%)을 웃도는 등 고용 형태도 불안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다 보니, 최저 임금을 급격히 올려야 한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 67.8%는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월 230만 원 이상(시급 1만1000원 이상)으로 올라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올해 월 최저임금 206만 원(시급 9860원) 대비 11.6% 오른 수준이다.
직장갑질119 소속 송아름 노무사는 “최저임금의 직접 영향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여성, 19세 이하 및 60세 이상, 고졸 이하 노동자일수록 높다”며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임금 하락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동결 내지 삭감, 업종별 차등 적용이 이뤄지면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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