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후 '후보 사퇴 후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내내 쉰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웅얼거리면서 그의 '고령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자 대선 참패를 우려한 민주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후보 교체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유력 일간지와 CNN 방송 등은 28일 민주당의 후보 교체 가능성 및 이후 시나리오, 대타로 거론되는 후보 등을 분석하는 보도를 여러 꼭지로 일제히 쏟아냈다.
보도에 따르면 후보 교체는 가능하지만 바이든 본인이 대선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통해 전체 대의원 3천937명의 대부분인 3천894명을 확보하면서 8월 19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공식 선출을 앞두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포기하면 이들 대의원은 자신이 선택한 후보에게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다. 바이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자동으로 표가 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경우 현대 미국 정치에서 보기 드문 '개방형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자동으로 대선 후보가 되지 않고, 바이든이 교체될 경우 러닝메이트 자격도 보장받을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 안팎에서 들끓는 '자진사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버틸 경우에도 교체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전당대회 규칙 및 절차 전문가인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의 일레인 카마크 선임 연구원은 "바이든의 동의 없이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4천명에 달하는 대의원의 과반이 바이든이 대선후보가 될 자격이 없고 다른 사람이 더 낫다고 결정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가 끝나면 더 어려워지기는 하지만 대선 후보를 교체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카마크에 따르면 민주당 당규에는 당 의장에게 새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전국위원회(DNC)를 소집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1972년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뒤 대선 후보였던 조지 맥거번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 톰 이글턴이 건강 문제로 이런 절차를 거쳐 교체된 바 있다.
다만, 올해 이런 절차가 이뤄진다면 투표 마감일이 지났거나 일부 주에서 사전 투표가 시작됐을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바이든 교체론과 함께 '대타'로 등판할 후보들의 하마평도 계속 보도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 외에도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상원의원,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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