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세나(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참여하는 기업수가 1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메세나협회가 조사한 ‘2023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은 2088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늘었다. 조사가 시작된 1996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하지만 지원에 나서는 기업 수는 515곳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29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메세나협회 측은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지원 규모가 소폭 증가해 다행이지만 최근 10년간의 추이로는 사실상 정체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인프라 분야에 대한 지원이 1.7% 늘어난 120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지원액의 57%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어 미술·전시 분야가 307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클래식 분야가 3.6% 증가한 174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영상, 연극, 무용 등 비주류·다원 예술 분야의 지원 규모가 전년 대비 66% 늘어난 66억원을 기록했다. 예술에 대한 인식 저변 확대로 인해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3.7%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 지원 규모는 6.7% 증가했다. 다만 참여 기업들이 줄어든 이유로는 메세나에 대한 인식이 회의적으로 바뀌고 있는 게 눈에 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활동의 일환으로 문화예술을 지원한 기업은 전년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SG 활동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한 긍정적 응답이 5.9% 감소했고 장기적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답변도 3.2% 줄었다. ESG 경영에 대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기업의 경영 방식과 메세나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기업 부문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KT&G가 1위를 차지했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의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리움·호암미술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예술지원 상위기업·재단
순위 재단 기업
1 삼성문화재단 KT&G
2 LG연암문화재단 현대자동차
3 롯데문화재단 현대백화점
4 두산연강재단 롯데백화점
5 CJ문화재단 한미약품
자료=한국메세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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