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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트’ 대비하는 금융시장…"고금리 길어진다" 달러 사고 美장기국채 팔아

[트럼프 피격 후폭풍]

보호무역 강화·친시장정책 전망

피격 직후 달러인덱스 0.2%↑

원화·페소 등 신흥국 통화 약세

비트코인 다시 6만달러 넘어서

머스크 등 기업 수장들은 '줄서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유세 도중 피격으로 부상당한 지 하루 만인 14일(현지 시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트럼프 2.0’을 예고하며 요동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승리(Trump victory)’를 전제한 주식·자산 거래가 급증한 것이다. 미국을 우선하는 보호무역주의와 감세·재정 지출 확대를 골자로 한 친시장 정책이 재연되리라는 관측 속에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트럼프 트레이드’에 달러·비트코인 강세=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벌어진 뒤 재개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달러와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미국 장기국채를 매도하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류를 이뤘다. 실제 이날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 뛴 104.3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신흥국 통화는 멕시코 페소가 달러 대비 장 초반 0.3% 약세를 보였고 한국 원화도 0.7% 내리며 하락을 주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리라는 관측이 반영된 것이다. 토론토도미니언은행의 외환 및 신흥시장 책임자인 마크 매코믹은 블룸버그에 “트럼프가 선두 주자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현상”이라며 “올 하반기와 2025년 초까지 미국 달러 강세 전망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주말 총격 사건 이전에 5만 8000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비트코인 가격은 테러 직후 6만 달러를 돌파했고 하루가 지난 현재 6만 3000달러를 넘보는 중이다. 앞서 트럼프는 6월 모금 행사 등에서 자신을 ‘암호화폐 챔피언’으로 자처하며 비트코인 등을 규제하려는 민주당의 시도를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호주 IG증권의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는 “트럼프는 확실히 친암호화폐 주자로 자리매김했고 주말 총격 사건으로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주말까지 6만 5000달러를 돌파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적자 확대에 고금리 우려 깊어져=다만 채권시장은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첫 TV 대선 토론 이후 보였던 것처럼 2년물 단기국채는 매수하고 10년물·30년물 장기채권은 매도하는 이른바 ‘스티프너 트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스티브 소스닉 그리니치증권 선임전략가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즉각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높은 금리 수준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시장이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권 직후 경기를 부흥하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압박해 금리를 인하할 수는 있지만 강경한 무역정책과 규제 완화, 각종 감세안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 2.0’을 관측해볼 때 과도한 재정 지출에 따른 정부 부채 증가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 이런 환경은 인플레이션을 재차 자극해 금리 재인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 자산운용사 탤배큰캐피털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퍼브스는 “트럼프의 공약은 바이든보다 더 인플레이션적”이라며 “시장이 트럼프 승리 확률을 높게 느낀다면 채권시장 후반부는 TV 토론 직후와 같은 방식으로 매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BCA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분석가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미국 재정 전망을 둘러싼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장기국채 금리를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들도 ‘트럼프 승리’ 관측…지지 선언 잇따라=금융시장뿐 아니라 비즈니스계도 발 빠르게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노선을 확실히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직후 곧장 지지 선언을 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비롯해 헤지펀드 거물인 퍼싱스퀘어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 창립자, ‘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 등이 줄줄이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럼프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통적으로 친민주당 성향이 강했던 미국 거대 기술 기업의 리더들도 트럼프의 쾌유를 기원하면서 ‘줄 서기’에 나섰다. 특히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서로 원색적인 비난을 나눌 정도로 불화를 겪었던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 밤 엄청난 우아함과 용기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애플의 팀 쿡,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이 이번 사태를 규탄하며 트럼프의 안녕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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