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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티몬 사무실… 한숨 쉬며 발걸음 돌린 피해자들

하루 전까지 붐볐지만 이날 오전에는 한산

밤새 건물 앞 지키던 피해자들 대부분 해산

뒤늦게 소식 접한 일부 피해자 항의하기도

27일 오후 티몬이 입주해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의 JK타워에 건물 폐쇄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채민석 기자




“환불을 받을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모르는데 막막합니다.”

27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의 한 건물. 최근 지급 불능 사태를 겪고 있는 티몬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 내부는 불이 모두 꺼진 상태였고, 굳게 닫힌 문에는 ‘건물 폐쇄’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해당 건물 앞은 환불을 요구하는 수천 명의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지만, 이날은 10여 명의 고객들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티몬 측이 추가 환불을 약속하자 점거 인원들이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발생한 지 이틀 만이다.

이날 환불 현장 담당자인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현재까지 260~270명가량 환불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10억 원 상당의 자금이 확보됐다”라며 피해자들을 설득했다. 권 본부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에게 눈물을 보였으며, 피해자들 또한 “우리도 마지막 희망”이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전날 밤부터 건물 앞을 지키고 있던 일부 피해자들은 이날 오전 권 본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29일 오후 4시께 피해자 대표들과 사측이 화상 회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던 권 본부장과 직원들 또한 오전 11시 30분께 귀가할 수 있었다. 이들이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는 건물이 폐쇄됐으며, 밤새 현장에 있던 피해자들은 명단을 작성한 뒤 점거를 풀고 자리를 떠났다.



다만 여전히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티몬 측은 중국 자금을 투입해 환불을 해주겠다는 방안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는 행방이 묘연할뿐만 아니라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을 사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불안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도착한 일부 피해자들은 건물 진입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전에 작성된 명단에 자신들이 포함되지 못하자 환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피해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일부 피해자들은 이미 환불을 받고 귀가했고, 오전에 재차 추가 환불을 위한 명단이 마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뒤늦게 현장에 온 피해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건물 정문 앞을 서성이던 한 피해자는 “수백만 원대의 여행상품을 결제했는데 현장에서조차 환불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며 하염없이 굳게 닫힌 문을 바라만보다 끝내 발길을 돌렸다. 현장에 함께 있던 다른 피해자들 또한 자리를 떠났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구제를 위해 전담대응팀을 구성하는 한편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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