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가 30일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사과했지만 사태 수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함께 국회에 출석한 류광진 티몬 대표도 회사에 재무팀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자금 상황과 관련한 질문을 피해 비난을 샀다.
이날 구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은 정확하게 추산하고 있지 못하다”면서도 “피해를 본 고객과 판매자·파트너·국민들께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현재 비즈니스가 중단되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조금만 도와주면 정상화시키고 해결하고 반드시 피해 복구할 수 있다”고 사태 수습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된 구체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그는 셀러들의 정산 지급 완료 예정 시기를 묻는 질문에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다. 양해를 부탁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 사이 판매자 미정산 문제는 다른 계열사로도 일파만파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이미 일부 판매자들에게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티몬에 결제 대행과 결제 대금 예치 서비스를 위탁 중인데 티몬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금융채권과 상거래 채권이 모두 동결됐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커머스 관계자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들이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터파크커머스에 소비자 결제분에 해당하는 돈을 안 주고 있다”면서 “현재 내부 보유 현금으로 판매 대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렇게 상황이 계속 흘러가면 인터파크커머스도 정산금 미지급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큐텐그룹 내의 타 기업 자금을 티몬이 일부 예치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재무 상황에 대해서는 “티몬에는 재무 조직이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구 대표는 “지금 (티몬과 큐텐 등) 회사의 자본이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티몬을 인수했을 때부터 구조적으로 (적자가) 누적돼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매 대금의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대부분 돈은 전용이 아니라 가격경쟁을 하다 보니까 그 돈을 대부분 프로모션으로…(썼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현금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 거짓말이 아니다”라고 답하며 결제 대금 행방에 대해서는 “대부분은 누적된 손실”이라고도 했다.
구 대표는 다만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정회 시간인 약 10분 동안 취재진을 만나 구상 중인 비즈니스 구조에 대해 설명하면서 “6개월만 기회를 주신다고 하면, 조금만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면 진짜 죽기를 각오하고 (회생에) 매진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국 e커머스 플랫폼이 글로벌로 비즈니스를 확장해야지만 e커머스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전혀 믿을 수 없고 근거가 없는 전략으로 보이겠지만, 제 경험과 토대를 바탕으로 봤을 때 기회는 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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