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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클럽 수사 종착지에’…檢, 권순일·홍선근 기소

권순일 전 대법관 변호사법 위반 기소

권 전 대법관 재판거래 수사 이어가

홍선근 회장 금품수수 혐의 재판에

檢 최재경·김수남 수사도 계속

권순일 전 대법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 당사자인 권순일 전 대법관과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 법조계와 언론계 인사들이 불구속 기소됐다. 관련 수사에 착수한 지 3년 만으로 관련 인사 6명 중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 및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대법관을 퇴직한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김만배 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민사소송 상고심,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 분석, 법률 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권 전 대법관은 고문료 1억 5000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있으면서 대장동 사업 시행자인 성남의뜰이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대장지구 송전선로 지중화 행정소송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정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2021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장지구 북측 송전탑 지중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권 전 대법관은 근로계약을 맺고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고문 역할을 한 것이지 변호사 업무를 수행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50억 클럽 인사 중 한 명인 홍 회장도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홍 회장은 김 씨의 언론사 선배로 2020년 1월 김 씨에게 배우자와 아들 명의로 50억 원을 빌렸다가 원금만 갚았다. 이 과정에서 홍 회장은 약정 이자 1454만 원을 면제받았는데 검찰은 금품 수수로 봤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이준동 부장검사)는 김 씨에게 기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전 중앙일보 기자 조 모 씨와 전 한겨레신문 소속 석 모 씨도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부정적인 기사가 보도되는 것을 막고 유리한 기사를 내달라는 김 씨의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다. 조 씨와 석 씨는 각각 2억 400만 원, 8억 9000만 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에게 금품을 준 김 씨도 불구속 기소됐다. 이 밖에 김 씨는 홍 회장에게 1454만 원을 제공하고 대장동에 우호적인 기사를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조 씨와 석 씨 등 언론인들에게 12억 4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로 불구속 기소됐다.

‘50억 클럽’ 의혹의 주요 인사들이 재판에 넘겨지면서 관련 사건도 마무리 단계에 왔다. 2021년 9월 제기된 이 의혹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가장 먼저 기소됐다. 권 전 대법관과 홍 회장도 2021년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이후 수사 속도가 나지 않다가 올 3월 권 전 대법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권 전 대법관과 홍 회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기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검찰은 최 전 민정수석과 김 전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50억 클럽과 관련해 권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재판 거래 의혹은 2020년 7월 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될 때 권 전 대법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김 씨가 대법 선고 전후로 수차례 권 전 대법관의 집무실을 방문하면서 의혹이 커졌다. 당시 무죄 판결 이후 이 전 대표는 경기지사직을 유지했고 지난 대선까지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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