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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극우 폭동, 망명 수용자 비율 높은 빈민 지역서 극성”

FT "가장 가난한 10곳 중 7곳서 극우 시위"

정부 지정 '망명자 호텔' 많은 지역과도 겹쳐

반이민 극우 폭력 시위가 영국 전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8일 영국 브라이튼의 한 시민이 반이민 시위에 반대하는 집회에 참가해 이민자와 난민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반이민·반이슬람 극우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폭력 시위가 빈민 밀집 지역에서 더욱 극성을 부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극우 시위와 폭력 사태는 8일(현지 시간) 기준 전국 23개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중 미들즈브러·블랙풀·리버풀·하틀풀·헐·맨체스터·블랙번 등 7개 지역은 영국 정부가 발표하는 복합결핍지수 기준 ‘가장 빈곤한 10위 지역’에 속한다. FT는 이 지역들이 정부 지원과 숙소를 제공받는 망명 신청자 수(지역 인구 대비)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도 짚었다. 특히 리버풀은 30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 중 정부 지원을 받는 망명 신청자 수가 많은 상위 10개 지역 중 하나다.



FT는 전 정권인 보수당 정부가 망명 신청자들을 저렴한 지역의 호텔에 수용한 후 심사 절차를 진행하던 행태가 이번 극우 폭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옥스퍼드대 이주관측소 부소장인 롭 맥닐은 FT에 “정부도 더 저렴한 지역을 선호하기에 망명 수용 시설이 더 빈곤한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사회경제적으로 빈곤하고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서 부족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법 전문가들 역시 망명 신청자 수와 이번 폭동을 직접 연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과거 보수당 정부가 ‘망명자 호텔’을 가난한 지역에 배정했던 결정을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후 사건의 주범이 이슬람 이민자라는 가짜뉴스가 번지며 반이민·반이슬람을 외치는 과격한 극우 폭력 시위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또 이에 맞서는 난민 지지 시위나 친팔레스타인 시위 등 ‘맞불 시위’도 들불처럼 번졌다. 정부는 폭력 시위를 막기 위해 강경한 대응에 나섰고 지난달 30일 관련 시위가 시작된 후 현재까지 483명이 체포됐고 149명이 기소됐다. BBC는 개빈 스티븐슨 전국경찰서장(NPCC) 회장을 인터뷰해 이날도 20여 건의 시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이번 주말에 대대적인 시위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7일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영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국가적 문제로 이민을 꼽았다. 특히 극우 정당인 개혁당과 보수당 등 우파 지지자들은 각각 90%, 76%가 이민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반면 노동당 유권자들은 3분의 1 정도만이 이민을 주요 이슈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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