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미국 등 중재국이 제시한 15일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고 기존 휴전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 등의 보복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미국, 이집트, 카타르 중재국이 제안한 새 휴전 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 대신 하마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전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기초해 지난 7월 2일 합의안의 이행 계획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일 미국 등 중재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휴전·인질석방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는 15일 이집트 카이로나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재개하라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며 참여 의사를 밝혀왔지만 하마스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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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언급한 기존 합의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공개한 3단계 휴전 방안에 대해 하마스가 제시한 수정안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4일 하마스는 새 휴전안을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는데, 그동안 고집해온 선제적인 영구 휴전 요구를 접고, 16일간 군인과 성인 남성 등 남은 인질 석방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는 이번 성명에서 "중재자들은 점령군(이스라엘군)의 침략을 은폐하고 우리 국민에 대한 대량 학살을 계속하도록 더 많은 시간을 줄 수 있는 추가 협상이나 새로운 제안 대신 이스라엘에 기존 협상안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그동안 중재국들의 휴전 협상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지난달 말 이란 테헤란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되는 등 이스라엘은 협상에 진지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하마스가 공식적으로 휴전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대리 세력인 이른바 '저항의 축'의 보복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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