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3일 선언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이날 하야시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매우 어려운 상황 속 자민당 총재 선거에 대한 출마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서는 "매우 (국민의) 신뢰를 해치는 사태가 돼 깊이 사과한다"며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취하겠다는 기시다 총리의 자세를 눈에 새기고 그 각오를 마음에 깊이 새겨 전력으로 당 신뢰 회복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9월 12일 고시 및 27일 투·개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정식 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상,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61) 디지털상에 이어 하야시 관방장관이 4번째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기시다 정권에서 외무상, 관방장관을 지내며 기시다 총리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기시다 총리가 수장을 맡았던 파벌 기시다파(고치카이)의 좌장을 지내 2인자로 꼽힌다.
이에 기시다파 내에서는 하야시 관방장관이 총리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걸었었다. 총재 선거에서는 기시다파 출신 의원, 무파벌 의원이 그를 지원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만큼 그의 정책 대부분은 기시다 총리와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하야시 관방장관이 "외교, 경제·재정 등 (기시다) 총리의 정책을 답습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우익 성향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회원이다. 2013년에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여름 제사 때 공물을 봉납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시다파는 총무상 앞으로 정치단체 해산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자민당 파벌 비자금 조성 사건이 드러난 뒤 10개월여 만이다.
기시다파의 해산은 자민당 6개 파벌 가운데 이미 해체된 모리야마파(근미래정치연구회)에 이어 두번째다.
모리야마파와 기시다파와 함께 파벌 해체를 선언했던 다른 3개 파벌도 해산 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사무실과 자금 처리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모테기파’를 이끌어온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업무가 처리되는 대로 공식 해산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시코카이)는 파벌 유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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