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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경쟁력 잃은 폭스바겐 "獨 공장 문닫겠다"

■유럽 차업계 ‘비용 절감’ 사투

폭스바겐 창립 후 첫 공장 폐쇄 검토

수익성 악화에 고용안정 협약도 종료

스텔란티스는 상반기 이익 ‘반토막’

부품·물류 등 수천개 일자리 연계

지역 경제에 ‘전방위 충격파’ 우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193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본거지인 독일에서 공장 폐쇄를 추진한다. 수익성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전기차 부문의 수요 부진과 값싼 중국산 자동차들의 진출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유럽 자동차 업계는 비용 절감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공급망과 연계된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경우 유럽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자동차 전문 매체 저스트오토를 인용해 폭스바겐·스텔란티스·르노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공장 가운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곳만 30곳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규모가 큰 폭스바겐의 볼프스부르크 공장도 포함된다. 같은 날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산업이 몹시 어렵고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며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경영진은 최소한 완성차 공장 한 곳과 부품 공장 한 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에 볼프스부르크를 포함해 브라운슈바이크·잘츠기터 등 6곳에 공장을 두고 있다.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을 폐쇄할 경우 1937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폭스바겐은 올 7월에도 벨기에 브뤼셀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폭스바겐은 2029년까지 독일에서 인력을 감축하지 않겠다는 고용 안정 협약을 종료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노조와의 충돌을 감수하더라도 비용 절감을 단행하겠다는 강력한 뜻을 피력한 셈이다. 독일 내 폭스바겐 직원 수는 약 10만 명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되면 2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니엘라 카발로 폭스바겐 노사협의회 의장은 “폭스바겐에 공장 폐쇄는 없다”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폭스바겐의 이 같은 상황은 전기차 전환 국면에서 경쟁력을 잃고 중국 업체들에 자리를 내준 유럽 자동차 업계의 위기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스텔란티스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56억 유로(약 8조 302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스텔란티스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내지 못한 계열 브랜드를 정리할 계획까지 마련했다. 르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익성이 악화하자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으며 프랑스 공장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의 유럽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6월 11%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자동차공업회(VDA)는 올해 연간 전기차 생산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5%로 대폭 인하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경쟁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러시아산 저렴한 에너지의 공급 중단,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등이 모두 유럽 자동차 산업의 쇠락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공급망 전방위로 퍼져나가며 지역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장 폐쇄는 시설에 직접 고용된 직원들을 비롯해 부품 공급 업체와 물류·설비·관리 업체 등 수천 개의 일자리와 연계돼 있다. 특히 임금과 비용이 높은 서유럽의 시설부터 폐쇄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장 폐쇄가 지역 당국과 장기적 논의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 독일 정부는 폭스바겐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자동차 업계가 직면한 과제를 이해하지만 공장 폐쇄와 감원은 설득력 있는 전략이 아니다”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블룸버그는 “업계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비용 절감을 위한 대안을 먼저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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