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의 장기적인 안정화를 위해서는 이른바 ‘유리지갑’인 급여소득자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2008년 이후 15년 동안 근로소득세 과세표준을 그대로 두면서 월급이 올라도 가처분 소득은 늘지 않는 상황을 모두가 방치했다"며 “열심히 일해서 승진하고 월급이 올라도 세금 탓에 형편이 나아지지 않으면 기업만 성장하고 서민의 삶은 그대로라는 불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가 최우선 책무로 꼽은 ‘먹사니즘’은 ‘민생’과 같은 말로 국민의 삶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라면서 “추석을 반가워하지 못 할 만큼 어려움을 호소하는 민생을 챙기는 데 여야가 적극 나서 달라”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상속·증여제도의 과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영의 지속성을 상실하면 기업은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렵고 실제 많은 기업이 그렇게 무너지거나 해외로 팔려나갔다”라면서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 체계 아래에서 기업에만 경영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요구하는 일은 정치의 올바른 도리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 환경 아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의 과감한 혁신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OECD 평균인 27.1%와 비슷한 전향적인 수준의 상속세 최고세율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2024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상속세 최고세율을 40%이다.
이날 그는 ‘고용·노동시장 제도 개선’ ‘공정거래·하도급 제도 개선’ ‘금융·회계 제도 개선’ ‘기업승계 제도 개선’ ‘기업지배구조 개선’ ‘세제 개선’ ‘R&D 및 투자 촉진’ ‘중견기업 육성’ ‘환경 규제 완화’ 등 10개 분야 70대 과제로 구성한 제22 대 국회 중견기업계 입법 과제를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 대표는 “녹록치 않은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장애를 해소해야하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 중견기업들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중견기업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중견련과도 적극 토론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국가 경제의 3대 주체인 기업과 가계, 정부는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영원한 동반자”라면서 “기업이 성장해야 국민이 잘살고 국민의 풍요 위에서 기업이 도전을 이어가야 내일을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전할 희망의 거점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8월 이 대표 취임 이후 최초로 열린 중견기업계 간담회에는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 조문수 한국카본 회장, 최명배 와이씨 회장,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등 중견기업인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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