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공장장 등 임원으로 근무한 후 퇴직한 전직 공장장 모임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목소리를 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우수 인력과 핵심기술 유출로 경쟁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에서다.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 전직 공장장 모임)와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협의회, 한국방폭협회 등 7개 단체는 25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1인 1주식 갖기’ 운동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김만수 NCN 회장(전 SK유화 공장장)은 “고려아연은 1974년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제련소를 건설한 이후 50년 동안 울산 시민과 기업인, 울산광역시의 관심과 응원을 통해 비철금속 분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아연, 납, 은 등의 제련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고,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 핵심소재인 니켈 전구체 독자기술을 보유한 국가기간 사업으로 울산시민이 지켜야 할 자랑스러운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이어 그는 “우리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탈취를 통해 최고의 기업인 고려아연이 우수인력 및 핵심기술 유출 등 경쟁력을 잃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울산시민, 전현직 기업인들과 힘을 합쳐 단호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는 울산 4대 주력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비철금속 산업에서 공장장 등 임원으로 근무한 후 퇴직한 전문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현재 화학부문과 기계부문에 총 200여명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돌아온 공장장 모임’으로 울산에선 ‘돌공모’로 불린다. SK, 에쓰오일, 대한유화, LG화학, 롯데, 한화, 금호, 효성, 코오롱,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한민국 근대화의 산업현장 최선봉에 섰던 공장장들이 주축을 이뤘다. 2009년 울산시에서 이들의 역외유출을 방지하고, 30여 년간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사장되지 않고 후진 양성과 지역기업의 발전을 위해 재활용하려는 목적으로 NCN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게 됐다.
박종훈 한국방폭협회 회장(전 SK에너지 울산공장 총괄공장장(부사장))은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울산 주력산업으로서, 고려아연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울산에서 오로지 기술과 열정으로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기업이 됐다”며 “지금 진행 중인 적대적 M&A가 성공한다면 울산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이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이어 “이것은 울산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의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므로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