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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신설하거나 가까운 곳 배정해달라" 아파트 입주때마다 '몸살'

■ 신축단지 곳곳 항의 빗발

학령인구 줄어 신설 무산 잇따라

교육청 통학구역 변경 주민 반발

분교·증축 요구에 소송까지 불사

"초품아 등 집값 노린 것" 지적도

지난달 30일 서울동부교육지원청이 발표한 이문1·3구역 통학구역 변경 관련 행정예고 내 학구도.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 재개발) 아파트 입주민들은 최근 서울동부교육지원청에 이문초와 청량초를 공동통학구역으로 지정해주거나 단지 내 초등학교 신설 혹은 이문초 증축을 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교육청은 이문1·3구역 재개발을 통한 7390가구의 신축 아파트 입주에 따른 통학구역 변경 관련 행정예고를 발표했는데 상당수 입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해당 행정예고에 따르면 래미안라그란데 1단지와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 재개발) 2단지는 이문초로, 래미안라그란데 2단지와 이문아이파크자이 1·3단지는 청량초로 배정됐다. 교육청은 “통학 여건과 편의, 학교의 학생 수용 규모, 인근 학교 간 균형 발전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나 청량초로 배정받은 단지 입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두 구역 모두 이문초와 거리가 더 가깝고 통학로도 이문초로 가는 길이 상대적으로 잘 정비돼 있어서다.

1구역 입주민들은 “청량초까지 도보로 20분이나 걸린다”며 “통학로에 차도와 보도가 구분 없는 이면도로가 섞인 데다 오토바이가 많이 다녀 위험한 환경”이라는 입장이다. 3구역도 마찬가지 이유로 교육청 배정에 반대하며 3구역 1·2단지 전체를 이문초에 배정해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3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이문동뿐 아니라 서울시 내 신축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곳곳에서 학교 배정 문제로 잡음이 일고 있다. 대부분은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 허가가 나기 어렵다 보니 입주민들은 통학로가 안전하거나 가까운 초등학교로의 배정을 요구한다. 하지만 과밀 학급 분산과 학구도(통학구역)를 이유로 교육청이 입주민들의 요청을 수용하지 못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역시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무산돼 입주민들이 서울시 및 교육청과 대치를 이어가다 지난달 교육청이 분교 설립을 대안으로 추진하면서 가까스로 갈등이 봉합됐다.

분교 설립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에 있는 학교를 증축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뉴타운 개발 당시에도 래미안크레시티(전농7구역)의 학교 배정을 위해 전농초를 증축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목운초도 주민 요구에 따라 8층까지 증축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주민들이 자체로 스쿨버스를 마련한 곳도 있다. 지난해 입주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SKY-L65와 한양수자인그라시엘은 스쿨버스 승하차 구역을 1층에 마련했다.

일부는 통학구역 변경 소송까지 걸지만 ‘공공의 이익’을 내세우는 교육청에 승소하기는 쉽지 않다. 2019년 서울 양천구 목동파크자이 아파트 주민들은 통학 안전 문제로 강서교육청을 상대로 “은정초가 아닌 갈산초로 배정해달라”며 행정법원에 통학구역 결정 처분 취소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재판부는 갈산초와 은정초의 통학 거리 차이가 약 40m에 불과하고 은정초 통학로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어 보행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학교 간 적정 학급 수 유지를 위해서도 교육청의 해당 통학구역 결정이 옳다고 봤다.

일각에서는 입주민들의 통학구역 변경 요청이 집값을 고려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지 내 또는 도보 거리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으면 탄탄한 수요가 뒷받침돼 가격 방어가 잘 되고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1~8월) 서울에서 가장 많은 매매 거래를 기록한 ‘개포래미안포레스트’는 구룡초·포이초와 맞닿아 있는 단지로 지난달 2일 전용면적 84㎡가 29억 원에 거래돼 올 3월(24억 8000만 원)보다 4억 원 넘게 올랐다. 또 같은 기간 대구에서 지역 거래량 1위(178건)를 차지한 ‘월배 2차 아이파크’ 역시 용천초와 대구한솔초가 도보권에 위치한 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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