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소식(어제)을 접하고 가짜뉴스인지 알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 당혹스러웠다. 내 생전에 딸이 노벨상을 받았으면 했는데 받아서 기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85)은 11일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산 토굴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딸에게 국내 출판사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자회견장을 마련해 회견을 하라고 했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에 이야기를 해보니 생각이 바뀌었더라. 그새 한국 안에 사는 작가로의 생각이 아니라 글로벌적 감각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죽음이 실려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기자회견을 할 것이냐며 기자회견을 안 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한 작가는 딸의 수상 소식을 듣고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당혹스러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늙은 작가나 늙은 시인을 선택하더라. 우리 딸은 몇 년 뒤에야 타게 될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는 딸의 작품에 대한 견해도 덧붙였다. 한 작가는 “강이의 작품을 보면 리얼리즘 소설의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면모가 돋보인다”며 "강이의 소설 중에는 버릴 것이 단 하나도 없다. 하나하나 모두가 명작이다”고 밝혔다.
한승원 작가는 1966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가증스런 바다’로 등단,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목선(木船)’이 당선돼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활동을 시작했다. 전남 장흥군 안양면 율산마을에 자신의 호인 해산을 붙여 작업실 ‘해산토굴’을 지어 다양한 장르의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초의’, ‘달개비꽃 엄마’, 소설집 ‘새터말 사람들’, 시집 ‘열애일기’, ‘달 긷는 집’ 등을 펴낸 유명 작가다.
한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한강은 10일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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