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서울 북촌의 일부 지역에는 관광객이 오후 5시 이후 방문할 수 없게 된다.
서울 종로구는 북촌 주민의 정주권 보호를 위해 11월 1일부터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 정책을 시범 운영한다고 30일 밝혔다. ★본지 2023년 12월 6일자 2면 참조
대상 지역은 북촌 특별관리지역 내 ‘레드존(북촌로11길 일대 3만 4000㎡)’이다. 한옥이 밀집된 지역으로, 사진 찍기 좋은 ‘핫스폿’으로 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주민들의 소음 피해가 극심한 탓에 이곳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출입이 제한된다. 단 주민 지인·친척과 상인·투숙객 및 상점 이용객 출입은 허용된다.
앞서 종로구는 올 7월 전국 최초로 북촌한옥마을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주민 불편 수준에 따라 레드존·오렌지존·옐로우존으로 나눴다. 오렌지존으로 설정된 북촌로5가길(2만 6400㎡)과 계동길 일대(3만 4000㎡)는 방문 시간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계도 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북촌로12길(1만 1700㎡)은 집중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옐로우존이다.
종로구는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관리 인력을 투입해 안내·홍보를 강화하고 2025년 2월까지 계도 기간을 갖는다. 본격적인 단속은 2025년 3월부터 이뤄지며 제한 시간에 레드존을 출입하는 관광객에게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2026년 1월부터는 전세버스(관광버스) 통행제한구역도 운영한다. 대상지는 버스 불법 주정차가 빈번한 북촌로, 북촌로5길부터 창덕궁1길에 이르는 약 2.3㎞ 구간이다. 7월 고시 때는 북촌로 일대 1.5㎞ 구간만 통행제한구역으로 발표했으나 안전사고 우려를 고려해 어린이보호구역이 있는 재동초등학교 인근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북촌의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들의 안락한 주거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며 “주민 불편 최소화와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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