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 인구국 나이지리아에서 생활고에 항의하며 시위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사형 선고 위기에 처했다. 경제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3000만명 이상이 식량 불안에 시달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당국은 지난 8월 수도 아부자와 라고스 등지에서 발생한 경제난 항의 시위 참가자 76명을 반역죄 등 10개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피고인 중에는 14~17세 미성년자 29명이 포함됐으며, 이들은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출두한 미성년자 4명은 재판 시작 전 쓰러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들은 지난 8월부터 구금된 상태에서 제대로 된 식사조차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인권변호사인 아킨타요 발로군은 "아동인권법상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 선고는 불가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단체 '이너프 이즈 이너프'의 예미 아다몰레쿤 대표도 "대법원장은 이번 기소를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억1000만명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석유 자원을 보유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잠재적 강국으로 꼽히지만, 현재 28년래 최고치인 34.19%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며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체 인구의 63% 이상이 빈곤선 아래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최근 수개월간 일자리 요구 시위가 잇따랐다. 8월 시위 당시에는 최소 20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유엔이 공동 발표한 보고서는 더욱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8월까지 3310만명이 식량 불안 상태에 놓일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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