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트랜시스가 한 달여간 진행했던 파업을 종료하고 업무를 재개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9일 제16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전체 노조원이 11일부터 정상 출근한다는 내용의 복무 지침 12호도 하달했다.
노조는 파업은 끝내지만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특근과 잔업은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교섭이 장기화로 갈 수 있다고 판단해 (파업을 끝내고) 단체교섭에만 집중할 예정”이라며 “다만 교섭 상황에 따라 언제든 총파업에 (다시) 돌입할 체제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현대트랜시스는 올 6월부터 총 15차례에 걸쳐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벌였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노조가 지난달 초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8일 현대트랜시스의 최대 사업장인 충남 서산 지곡공장에서 시작된 파업은 사흘 만인 11일 총파업으로 확대됐다.
노사 양측이 가장 크게 대립한 지점은 성과급이었다.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현대차와 비슷한 기본급 15만 9800원 인상과 지난해 매출액의 2%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2%는 2300억 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170억 원)의 2배에 달한다. 이에 사측은 자사 실적이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차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현대차·기아 주요 차종에 들어가는 변속기를 연간 400만 개 이상 만든다. 회사 노조의 파업으로 변속기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대차 일부 라인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현대차 울산 1공장 1라인은 부품 부족으로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2라인은 5일부터 18일까지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 광주 공장도 현대트랜시스 파업 영향으로 빈 컨베이어밸트를 돌리는 이른바 ‘공피치’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했다.
파업 장기화로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과 협력사 경영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현대트랜시스 협력사 800여 곳의 관계자 350여 명은 이달 6일 충남 서산에서 파업 중단을 호소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협력사 임직원들은 “30일째 지속되는 장기 파업으로 800여 개 협력 업체들이 납품 차질로 인한 경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자금 사정 악화로 회사 폐업 및 도산 우려 등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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