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매각을 예고한 쿠팡 주식 1500만 주를 11일(현지시간) 블록딜로 하루 만에 처분해 4850억 원을 현금화했다. 기부하기로 한 200만 주 역시 이날 기부를 완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김 의장의 해당 주식 처분을 13일 공시했다. 쿠팡은 앞서 6일 김 의장이 11일부터 내년 8월 29일까지 보유한 쿠팡 클래스B 주식 1700만 주를 클래스A 주식으로 전환해 1500만 주는 매도하고 200만 주는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법 사전 예고 규정에 따른 것이다. 당시 언제 어떤 식으로 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거래 가능 첫날인 11일 블록딜(장외 대량거래)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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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장의 블록딜 거래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중개했다. 매도 물량이 1500만 주로 적지 않은 규모인 만큼 주가 하락 등 시장 충격을 피하기 위해 김 의장이 장외 거래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처분 가격은 한 주당 22.97달러로 전체 물량으로 계산하면 3억 4455만 달러다. 달러당 환율 1400원으로 계산하면 한화로 약 4850억 원에 달한다. 김 의장은 쿠팡이 상장한 2021년 이후 처음으로 이번에 지분을 매각했는데 단번에 50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김 의장이 신속하게 지분을 매각하면서 쿠팡 주식 투자자들도 걱정을 다소 덜게 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창업자인 김 의장의 대량 매도 소식이 처음 알려진 6일에만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쿠팡 주가가 10.75% 폭락할 정도로 매각 사실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이후에도 김 의장이 실제 주식을 어떻게 처분할지를 두고 관심이 컸는데 이번에 블록딜로 조기 종료되면서 관련 우려는 일단락됐다. 쿠팡 주가도 이날 NYSE에서 전일 대비 5.67%(1.39달러) 오른 25.90달러에 마감하면서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쿠팡은 이번 공시를 통해 김 의장의 200만 주 기부 소식도 알렸다. 기부 방식은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식 자체를 위탁하는 방식이다. 주식을 어디에 기부하는지와 어떤 방식에 쓰일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기부가 김 의장이 환원하는 첫 공식적 활동인 만큼 국내외 다양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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