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페루 정상이 16일(현지 시간)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방산, 대형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해군 함정 공동 개발, 핵심 광물 공급망 정보 교류 등 실질 협력을 뒷받침할 문서를 체결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페루 대통령궁에서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열고 “국방, 방산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2012년 우리의 KT-1P 기본훈련기 20대의 수출을 시작으로 양국은 긴밀한 방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며 “우리 기업이 페루 육군과 해군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돼 핵심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방산 협력을 가속화할 △KF-21 부품 공동생산 MOU(양해각서) △해군함정(잠수함) 공동개발 MOU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 등 총 3건의 문서를 체결했다. 해군함정 공동개발 MOU는 현대중공업과 페루 국영조선소(SIMA) 간,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는 현대로템과 페루 육군조병창(FAME) 간에 체결됐다.
우리나라는 페루와의 방산 협력을 교두보 삼아 중남미 시장의 방산 수출을 늘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0년간 대(對)페루 방산 수출액은 5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대남미 방산 수출액의 72.5%를 차지한다.
양국 정상은 지난 2011년 발효된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늘어난 교역·투자를 바탕으로 경제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친체로 신공항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한편 페루가 중남미 교통,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 사업에는 현대건설이 참여하고 있으며, 페루 정부는 현재 리마 지하철 3·4호선 건설사업, 신중앙 고속도로 건설공사 프로젝트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양국은 정상 임석 하에 ‘한·페루 핵심광물 분야 협력에 관한 MOU’도 맺었다. 이에 따라 핵심광물 공급망 정보 교류, 공동지질조사 및 탐사 등이 실시될 예정이다. 페루는 구리·은·셀레늄과 아연 매장량이 각각 세계 2위와 4위인 광물 자원 부국이다. 윤 대통령은 “기술 강국 한국과 자원 부국 페루가 상호 보완적인 공급망 협력을 심화해 나가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은 북한의 무력 도발 행위를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볼루아르테 대통령님은 아태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세계 비확산 체제와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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