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심야에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분노한 시민들이 몰려가면서 국회는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현장에 투입된 군은 시민들의 인파에 막혀 국회 진입에 실패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소재한 용산에서도 장갑차가 출몰하고 헬기 소리가 울려퍼졌다.
4일 오전 12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선 윤 대통령의 기습적인 계엄 선포에 반발한 시민들이 모여 ‘계엄령 해제’ 구호를 연이어 제창하고 있었다. 실탄 등 군 장비를 갖춘 공수부대가 도착하자 시민들과 국회 보좌진들이 삼삼오오 뭉쳐 이들을 막아냈다.이들은 국회 경내 진입에는 결국 성공해 12시 22분경 정문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으나, 본회의장 내부 진입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상공에는 헬기 3~4대가 돌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는 의원 150명 이상이 소집한 것으로 파악된다.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3일 오후 11시 50분께 당원에게 “윤석열 정부가 헌정 질서를 마비시키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현재 국회 출입이 봉쇄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바 당원 여러분께서는 신분증을 지참해 국회 또는 여의도 중앙당사로 집결해 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날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위치한 용산도 혼란이 가득했다. 오전 12시께 찾은 대통령실 인근에선 헬기 소리를 어렴풋이 들을 수 있었다. 경찰들은 대통령실 맞은편에 펜스를 치고 현장의 시민들에게 귀가를 권고했다. 기자들은 삼각지역으로 철수하라는 경찰들의 거듭된 권고에도 불응하며 대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12시 44분께에는 기동대 버스가 하나둘씩 대통령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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