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기반 세계 최대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내 탄핵 가능성이 73%로 점쳐졌다. 전날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태의 여파로 풀이된다.
4일(한국 시간) 오전 10시 기준 폴리마켓에는 "윤 대통령이 2024년 한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인가"라는 베팅에 39만1419달러(약 5억5440만 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6일까지 한국 대통령이 탄핵될까" 등 관련 베팅도 7건에 달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30분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에 국회는 4일 오전 1시께 본회의를 열어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헌법 제77조 5항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에 따라 윤 대통령은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워졌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계엄령이 겨우 6시간밖에 지속되지 않았지만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 광범위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대통령이 큰 정치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최근 지지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윤 대통령은 정치적 미래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워싱턴 정가의 분석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제2기 행정부로 넘어가는 과도기이자 바이든 대통령의 앙골라 순방 시기를 노렸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국내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야당과 의회를 겨냥한 계엄령 선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를 '가짜 선거'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의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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