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 중 최소 100여 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추가 파병 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이 국가정보원의 분석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19일 정보위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전에도 우크라이나의 미사일·드론 공격 및 훈련 중 사고로 최고위급(장성급)을 포함한 수 명의 북한군 사상자가 이미 발생한 정황도 포착했다”며 “낯선 전장 환경에서 북한군이 전선 돌격대로 소모되고 있고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 능력 부족 등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보기관이 북한군 전사자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11군단(폭풍군단) 병력 1만여 명을 파병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최대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집중 배치, 이달 들어 실제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드론에 대해 무지해 짐이 된다는 불평이 러시아군에서도 나오는 상황”이라며 “현재 북한에서는 태풍부대 내 추가 차출설이 돌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훈련에 참가한 정황도 포착돼 북한군의 추가 파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파병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파병 여력은 충분하다. 폭풍군단은 10개 여단, 4만 6000명 규모로 (기존에 파병된) 1만 1000명을 고려해도 추가 파병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파병의 보상으로 북한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 지원 등 반대 급부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신에서 추정한 북한군 사망자 수(200여 명)와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정원은 “최소 4개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의 정보, 우방국들의 정보를 최대한 모아 종합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을 규탄한 국제사회의 성명을 두고 “정상적인 협력 관계의 본질을 왜곡하고 비방 중상하는 공동성명”이라고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9일 담화를 통해 “주권 국가들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정치적 도발을 뛰어넘어 국제 평화와 안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위협”이라며 북러 협력에 대해 “미국 등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미, 유럽연합(EU),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은 지난 16일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포함해 북러 군사적 협력 증대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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