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출석해 ‘한동훈 사살’ 가능성을 제기한 유튜버 김어준 씨에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잇달아 “김어준 님의 주장을 음모론으로 치부하지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같은 야당 의원들의 행보를 두고 “비굴한 일”이라고 비판하는 등 김 씨를 둘러싼 여야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 “김어준님 증언을 허구로 단정하고 비난부터 하는 무모함은 무엇이냐”고 적었다.
김 씨는 앞서 13일 국회 과기방통위에 출석해 “계엄군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사살하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국회 국방위·정보위 소속인 박선원 의원 측이 “김 씨 수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씨 지지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박 의원은 김 씨 유튜브에 출연해 “김씨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수정 보고서를 냈다”며 김 씨에게 사과했다. 박 의원은 “(최초 보고서가) 허황된 사실, 거짓말 이렇게 돼서 내가 좀 미안하다”고 김 씨에게 거듭 사과의 말을 건넸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국정원 기조실장, 제1차장을 지낸 인물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동훈 암살설’에 개연성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야당 측에서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의원을 "비굴의 끝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음모론 대마왕이든 말든, 친명(親明)계에게는 교주님이시니 불충을 저지른 죄를 고하고 용서를 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씨가 황당한 음모론을 펼치도록 국회에다 판을 깔아준 최 과방위원장이 더 한심한지 김 씨에게 넙죽 사죄드린 박 의원이 더 한심한지 판단 불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 씨는 13일 과방위 현안 질의에서 한동훈 사살설 외에도 "생화학 테러 가능성 및 북한의 개입 위장 및 폭격 유도 계획 등의 제보를 우방국 대사관으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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