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은 지지 측과 반대 측이 일촉즉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앞에서 보수 단체들은 3일째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한 철야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들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챙겨 관저 앞으로 몰려와 ‘탄핵반대’, ‘탄핵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지금까지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15분께 경찰 기동대 버스 한 대가 도착하자 “절대 들어가지 못한다”며 버스 앞에 드러눕거나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이 연신 “직무를 방해하지 말고 진정하라”며 방송을 내보냈지만 소용없었다.
도로 반대쪽에는 진보단체 지지 측 시민들이 이달 진행됐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집회 당시 들었던 피켓을 다시 꺼내들고 모였다. 시민들은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윤석열 퇴진’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을 향해 연신 “퇴진하라”며 구호를 외쳤다. 간혹 각 지지세력끼리 욕설과 고성을 주고받는 일도 생겼다.
새해가 지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는 기한이 다가오자 집회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윤 대통령이 이달 1일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며 메시지를 내자 보수단체는 환호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며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반면 진보단체 측은 “내란범이 말이 많다”, “나와서 수사나 받으라”며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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