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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만 들먹이던 국토부… “콘크리트 둔덕 안전하게 개선”

179명 희생자 낸 참사에 무책임한 태도

비판 여론 들끓자 “문제된 둔덕 신속 개선”

항공안전혁신방안 마련…박 장관 사의

엔진서 새털 발견…“1기는 버드스트라이크”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4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불러온 무안국제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에 대해 안전을 고려해 신속하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79명의 희생자를 낸 공항 내 시설물에 대해 “규정 위반은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비판 여론이 들끓자 장관이 뒤늦게 나서 시설 개선을 약속한 것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방위각 시설의 콘크리트 둔덕과 같은 공항 시설에 대해 국민들께서 우려하고 계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관련 구조물은 규정 준수 여부를 떠나 안전을 보다 고려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방위각 시설의 지지대를 잘 부러지는 재질로 전면 교체하겠다는 의미로 여수공항과 포항경주공항 등에 설치된 같은 형태의 콘크리트 둔덕까지 모두 재설치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에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이 규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은 바꾸지 않았다. 무안공항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은 199m로 최소 기준(90m)를 충족하고 ‘종단안전구역을 방위각 시설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에 대해서도 “방위각 시설 바로 앞까지 연장하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콘크리트 둔덕을 이번 대형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적하는데도 규정만 들먹이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여론이 고조됐다. 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방위각 시설의 위치보다 지지대의 재질이 문제"라면서 "관련 업체들에 따르면 잘 부러지는 재질을 활용해도 최대 12m 높이의 지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조사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의 녹취록은 조사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조사 공정성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을 받았던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 역시 “항공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이번 참사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대로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기 엔진 잔해에서 새털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사조위 관계자는 “영상만 봤을 때는 한 쪽 엔진은 확실히 발생한 것 같지만 다른 쪽 엔진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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