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금융권 중 처음으로 해외 채권을 발행한다. 국책은행인 수은의 이번 외화채 발행은 해외투자가들이 우리나라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20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이번 주 중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 3~10년물로 구성된다. 발행 주관 업무는 △ANZ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 △HSBC △JP모건 △웰스파고증권 등이 맡는다. 수은 관계자는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상환과 운용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은의 국제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a2로 10개 투자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과 같다. 이에 수은이 발행하는 채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우량 자산으로 평가돼왔다. 실제 수은은 2022년부터 매해 첫 한국물 발행을 성사시키며 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라 올해도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량 자산인데도 발행금리가 예상보다 높거나 시장 수요가 기대를 밑돌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면서도 “채권 만기가 긴데다 발행 물량도 예년 수준과 비슷해 크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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