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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채 금리차 2%P 육박…원화약세 '악순환'

◆금리 역전폭 1년새 3배 가까이 벌어져

美, 경기호조에 8개월來 최고

韓, 펀더멘털 약화·금리 인하

외인 국내자산 매도 가속 우려

정부는 "국채시장 안정적 운용"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를 체크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간 국채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인데 한미 금리 차이에 외국인의 국내 시장 추가 이탈과 이에 따른 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투자협회와 마켓워치에 따르면 7일 기준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같은 날 미 국채 10년물보다 1.893%포인트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2024년 1월 8일, -0.687%포인트)보다 3배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금리 역전 폭이 2%포인트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한미 금리 스프레드가 2%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11월 한국은행이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3%대에서 이날 기준 연 2.796%로 하락했다. 2회 연속 금리 인하 폭만큼 내리지는 않았지만 하락세는 보이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 흘러나온다. 국고채 금리도 이를 어느 정도 선반영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최근의 정치 상황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데 영향을 줬다”고 짚었다.

반면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7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보다 0.051%포인트 오른 연 4.687%까지 치솟으며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경제가 기대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관세·감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금리 차이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외인 이탈→원화 약세→외인 국내 자산 매도 가속’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상계엄과 탄핵에 정국이 불안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한 지난해 12월만 해도 한국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2조 9000억 원 순유출됐다. 국고채 3년물 선물에서는 8조 3000억 원, 10년물 선물은 7조 6000억 원의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 국내 정치 상황을 비롯해 자본시장을 둘러싼 변수가 많다”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5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물론 금리 차 확대로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국고채 금리가 올라(가격 하락) 다시 한미 국고채 금리 차가 좁아지고 환율이 안정화할 유인도 있다. 윤 연구위원도 “현재의 환율은 한미 금리 차에 대한 우려를 이미 상당 부분 반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한국 국채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12월 외국인 국채 투자가 순유출된 것은 3조 50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국고채 만기 상황이 집중된 영향”이라며 “이달 외국인 국고채 순투자액은 순유입세로 다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의 국채 선물 순매도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을 위한 포지션 정리 때문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인 시장 움직임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이날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따른 국고채전문딜러(PD)들의 입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당근책 중 하나로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대상에 원화 표시 외평채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융기관이 원화 표시 외평채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대출이 가능해지고 금리 감면도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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