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최초로 폐동맥혈관중재술 500건을 달성했다.
9일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에 따르면 폐고혈압센터는 2015년 국내 처음으로 만성혈전성 폐고혈압 환자의 경피적 폐동맥혈관중재술을 성공한지 10년 만에 이 같은 성과를 냈다.
만성혈전성 폐고혈압은 폐혈전이 장기간 폐혈관에 축적돼 약물로는 더 이상 녹지 않을 정도로 굳어져 폐동맥압력이 높아진 상태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우심실 기능부전을 유발해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다.
폐동맥혈관중재술은 하지정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다음 좁아진 폐혈관을 혈관용 풍선을 이용해 넓혀주는 시술이다. 소아 환자의 폐혈관 기형에 쓰이던 기법을 성인 폐혈관 질환, 특히 만성혈전성 폐고혈압으로 확대했다. 전신마취가 불필요하고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작은 혈관에도 접근이 가능해 말초성 폐색전증 또는 고령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삼성서울병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개별 환자에 필요한 치료 전략을 수립했다. 폐혈관중재술만 적용 가능한 환자와 수술 및 시술을 결합해 치료할 환자를 구분한 결과 90% 이상의 환자가 치료 후 증상 개선을 보였고 절반은 호흡곤란이 사라졌다. 시술 가능한 질환도 점차 늘고 있다. 폐동맥혈관중재술은 혈관염, 규폐증, 기관지탄분섬유증, 종양 등 다양한 원인 질환에서 비롯된 폐혈관협착을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그동안 치료 방법이 전무했던 모야모야병으로 인한 폐혈관협착을 폐동맥혈관중재술로 호전시킬 수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
장성아 삼성서울병원 폐고혈압센터장(순환기내과 교수)은 “10여 년 간 다학제 진료로 만성혈전성 폐고혈압 환자 발굴과 진단, 치료에 힘쓴 결과”라며 “더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폐혈관 질환에 적용할 수 있도록 폐동맥혈관중재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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