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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키세스단' 일러스트를 태극기부대로 둔갑…극우 네티즌 고소당해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장 접수

도용 지적당하자 계정 '삭튀'

"촛불 모욕한 이들과 싸울 것"

장충만 씨가 그린 작품(왼쪽)과 이를 무단 도용·훼손한 그림(오른쪽). 장충만씨 페이스북 갈무리




추위 속에서도 온몸에 은박지 담요를 뒤집어쓰고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한 ‘키세스 시위대’를 묘사한 그림을 경광봉을 든 태극기부대로 무단 변형해 퍼뜨린 네티즌이 경찰에 고소당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쓰레드(Threads) 이용자 A씨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조사해달라는 취지의 고소장이 지난 8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접수됐다. 해당 사건은 바로 다음날인 9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배당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이제 막 배당돼 아직 입건은 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A씨는 고소인인 장충만(활동명) 작가의 ‘키세스 시위대’ 그림을 무단 도용·훼손해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퍼나른 혐의를 받는다. 장 씨는 지난 7일 엑스(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폭설 속에서 키세스 모양의 삼각형 담요를 두른 채 촛불을 밝히고 있는 한 소녀를 묘사한 그림을 공유해 호응을 얻었다. 그림 하단에는 ‘고맙고 미안하고 벅차도록 눈부신 소녀들에게’라는 문구를 삽입해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하지만 장 씨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극우 진영에서 본인의 작품을 무단 도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림 속 소녀는 촛불 대신 경광봉과 태극기를 쥐고 ‘감사합니다 어르신’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A씨는 무단 변형한 그림을 본인의 SNS에 공유하며 “이 포스터는 이제부터 우파 껍니다”라고 남겼다. 다른 글에는 “좌XX들 아트 작업 한 거 있으면 소환해주세요. 약간 수정해서 애국자 아트로 바꿔드리겠습니다”라고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현재 A씨의 계정은 검색이 되지 않는 상태다. 도용 사실을 지적당하자 곧바로 계정을 없애거나 비공개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장 씨는 “촛불을 모욕한 이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경찰 조사에서 저작권법 위반이 성립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 탄원서를 모을까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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