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을 서울 구치소에서 만나고 온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초유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어둡고 차갑다”며 “대통령실의 일원으로서 견위수명(見危授命·위기에 목숨을 내놓음)의 자세로 앞으로의 난관을 굳건하게 헤쳐나가 달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대통령실이 다시 국정 운영의 중추 역할을 재개할지 주목된다.
1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구치소에서 첫 일반접견으로 대통령실 참모진들을 만났다. 접견은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됐다. 접견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신원식 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강의구 부속실장이 함께했다.
접견은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면회를 진행하는 장소 분리 접견 방식으로 진행됐다. 면회 희망자가 별도 공간에서 접견하게 해달라는 장소 변경 접견을 신청하면 구치소 내 교도관들이 간부 회의를 통해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
윤 대통령을 만나고 온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건강하고 의연한 자세를 견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접견에서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당부를 했다.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 “연휴 중 의료 체계는 잘 작동됐나”라며 “나이 많이 잡수신 분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으셨나”라고 물었다고 한다. 현직 대통령으로 구속 상태지만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강조하고 정부의 핵심 과제인 의료 개혁 상황을 진정성 있게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며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윤 대통령 접견 후 대통령실 직원들에 편지를 띄우며 윤 대통령의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정 실장은 “오늘 대통령님을 찾아뵙고 왔다”며 “대통령님께서는 아무말 없이 저를 안아주시고는 대통령실 비서관, 행정관들의 안부부터 물으셨다”고 전했다. 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라는 말씀과 함께 밖에 있을 때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아울러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인 만큼 의기소침하지 말고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정 실장은 “초유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어둡고 차갑다”며 “앞으로의 난관을 굳건하게 헤쳐나가 달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그리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의연한 자세를 견지하고 계신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의 당부에 윤 대통령 탄핵 이후 공식 대외 활동을 자제하던 대통령실이 다시 움직일지도 관심이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여전히 직무 정지 상태인 만큼 본격적으로 대외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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