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의 임금 수준과 임금 인상률이 일본·유럽연합(EU)보다 높고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더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래 일할수록 더 많이 버는 연공형 임금 체계 때문으로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의 연 임금 총액(초과 급여 제외)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8만 7130달러(약 1억 2578만 원)다. 분석 대상 전체 22개국 중 다섯 번째로 EU 20개국 평균(8만 536달러)과 일본(5만 6987달러)보다 8.2%, 52.9% 높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기업 임금 수준도 한국(156.9%)이 그리스(166.7%), 프랑스(16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대기업 임금이 빠르게 오르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도 커졌다. 대기업 임금은 2002년 2741만 원에서 2022년 7061만 원으로 157.6% 올랐는데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 임금은 2022년 한국 57.7%로 2002년(70.4%)보다 더 낮아졌다. 반면 일본은 2002년 64.2%에서 2022년 73.2%로 올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좁혔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연공형 임금 체계와 강력한 노조로 생산성을 초과한 일률적 임금 상승이 대기업 임금만 끌어올렸다”며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 인상은 지속 가능할 수 없는 만큼 직무와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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