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를 기존 3%에서 2% 내외로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이 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한국의 국회 격) 업무보고에서 발표될 보고서 사본을 입수해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중국 지도부가 세계 2위 경제 대국을 위협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마침내 인정한다는 명백한 신호"라며 "2023년과 2024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0.2%에 그치면서 당국은 물가 상승이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그동안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를 구속력 있는 목표보다는 일종의 상한선으로 간주하고 2004년 이후 3% 이상으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소비 위축과 경기 둔화 등이 겹쳐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보다 훨씬 낮은 상태가 이어졌다.
이미 지방에서는 인플레이션 목표 하향이 이뤄졌다. 중국 본토 31개 성 중 4개 성을 제외한 모든 성이 올해 인플레이션 목표를 약 2%로 설정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 인식에 나선 가운데, 중국을 둘러싼 환경이 결코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수요를 억제하고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를 낮게 유지해 온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와 씨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강화하면서 주요 성장 동력인 수출도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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