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영풍(000670)·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영풍이 고려아연 보유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린 데다 ‘캐스팅보트’인 국민연금도 고려아연 손을 들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MBK가 17일 신청한 가처분 소송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기 주총 의결권 행사 기준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이라는 점을 핵심으로 봤다. 따라서 3월 이뤄진 와이피씨(YPC) 신설 등의 조치를 근거로 의결권 행사가 허용돼야 한다는 영풍·MBK 측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향후 영풍·MBK의 요구로 임시 주총이 다시 열리게 되면 영풍 측 의결권 행사가 계속 제한될지에 대해서는 재차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영풍은 신설 자회사 YPC를 통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의 의결권을 정기 주총에서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가 지분 40.97%, 최 회장 측은 우호 지분을 합해 34.3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영풍·MBK 측 지분율은 10%대로 크게 낮아지게 됐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 측의 ‘상호주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7일 YPC를 신설하고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지분 25.42%를 넘긴 바 있다.
28일 고려아연 정기 주총 안건으로는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안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등 총 7개 의안이 올라와 있다.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 수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안건이 가결되면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추천한 제임스 앤드루 머피, 정다미 후보와 MBK 측의 권광석, 김용진 후보에 찬성하기로 했다.
이사 수 상한이 부결될 경우 우선 이번 주총에서 몇 명의 이사를 선임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은 12명을 선임하는 최 회장 측 안건에 찬성하기로 했다. 영풍·MBK 측이 제안한 이사 17명 선임안에는 반대할 예정이다. 이때의 이사 선임 투표는 머피, 정다미, 최재식, 권광석, 김명준, 김용진 총 6명의 후보에게 의결권을 나눠 행사하기로 했다.
한편 영풍·MBK 측은 “영풍의 주식 배당으로 썬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하락함에 따라 상호주가 적용되지 않고 결과적으로는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이뤄지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MBK 측의 이번 결정에 따라 의결권 행사 여부를 놓고 주총에서 파행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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