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산불이 역대 최고 속도로 번지는 가운데 산불 전문가들이 수차례 위험성을 경고했던 의성군에는 산림청 산불 감시 카메라가 단 한 대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 지역 전체에 설치된 산림청 카메라 숫자 역시 지난 10년간 그대로였다. 산림 당국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으나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괴물 산불’은 안동을 덮치고 청송·영양·영덕으로 확대되며 역대 최대의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2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남부지방산림청이 운영하는 산불 무인 감시 카메라는 지난해 기준 총 43대로 10년 전인 2015년과 동일했다. 영남 지방을 맡은 남부산림청이 담당하는 31개의 시군 중 산불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13개 시군뿐이며 의성군은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여 년 전부터 의성군이 침엽수림이 많고 강수량이 적어 대형 산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왔다. 2005년 한국지리정보학회지에 게재된 ‘의성군 지역 산불 발생 및 대형화 위험지역 구분’ 논문을 보면 산불 대형화 위험지역으로 지목된 곳이 이번 화재에서 산불이 번진 지역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에 정부의 산불 위험관리 체계 및 관련 예산 배정 방식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8명, 부상 32명 등 총 60명으로 집계돼 산림청 통계상 산불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던 1989년(26명)을 넘어섰다. 피해 산림 면적은 약 3만 6000㏊로 이 역시 역대 최악이었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2만 3794㏊를 뛰어넘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중대본부장인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이재민 구호와 지원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경북 지역에 상주하며 총괄 지휘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부는 경남 산청·하동, 울산 울주, 경북 의성에 이어 경북 안동·청송·영양·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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