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진행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다른 사람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신의 길만 막을 뿐”이라고 직격했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 중 상당 부분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의 대외 개방 의지를 강조하며 ‘우군’을 확보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시 주석을 만났다. 이 회장과 시 주석의 만남은 2015년 3월 중국 보아오포럼에서 진행된 시 주석과 기업인 간 간담회 이후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제공상계 대표 회견’에서 “다른 사람의 불빛을 끄는 것으로 자신의 불빛이 밝아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다자주의는 세계가 직면한 어려운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경제 세계화는 멈출 수 없는 역사적 추세”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다자간 무역 체제를 유지하고, 글로벌 산업 체인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국제 환경을 유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경제 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알루미늄에서 자동차까지 관세를 연이어 부과한 미국과 달리 중국은 글로벌 무역에서 안정성의 보루로 스스로를 홍보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중국 출장길에 올랐던 이 회장이 미국의 제재를 뚫고 글로벌 기업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시 주석을 만나 투자 확대와 관련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주목된다. 새로운 수요처 발굴에 나선 삼성은 중국에서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샤오미와 비야디(BYD) 등 다수의 잠재 고객을 만났다. 더 나아가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으로 든든한 우군의 지원을 확보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시 주석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글로벌 기업 CEO 4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우리 기업 중에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양강인 삼성과 SK가 초청을 받았는데 반도체 수출 규제로 첨단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의 상황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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