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제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에 "오 시장님 몫까지 더 열심히 뛰어 그 소중한 가치들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께서 대선 핵심 어젠다(의제)로 당부하신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은 제가 출마선언에서 말씀드린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그리고 당 대표 시절부터 일관해온 '격차해소'와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 시장님의 쉽지 않은 결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우리 당과 미래를 생각하며 또 서울시장으로서 시민에 대한 책무를 우선시하신 것을 깊이 존중하고 결단에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며 "오 시장님은 계엄과 탄핵 표결 당시 원칙적 입장을 견지하셨고, 우리 보수의 큰 자산이다. 저로서는 이번 경선을 통해 당의 지평을 함께 넓혀나갈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랬기에 오 시장님의 말씀이 더욱 크게 마음을 울렸다. 그동안 우리 당이 잘못된 여론에 편승해 국민 여론을 잘못 이끌었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러면서 깊은 과오를 통렬히 반성하고,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며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하셨다"고 했다.
또 "(오 시장의 선언에) 깊이 동감한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닌 국가 공동체여야 한다는 말씀은 제 생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친한계 배현진 의원은 "국민들께서 책임과 본분을 지켜준 오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해주실 것이라 믿는다. 임기도 차지 않은 단체장 자리들을 ‘정치적 몸집을 불리겠다’는 이유로 가벼이 여기는 여러 모습을 보며 한편 실망스럽고 가슴이 아팠다”며 당내 다른 지자체장 주자들을 비판했다.
또다른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오 시장의 결단과 당을 위한 고언에 깊은 존경의 뜻을 밝힌다"며 “과거의 잘못과 분명히 선을 긋고 깨끗하고 미래지향적 후보를 선출해야 그나마 표를 달라고 할 염치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당초 내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불거지는 '한덕수 대망론'을 두고 "한덕수 국무총리께서 스스로의 결단과 의지로 임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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