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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에 가사부담…“유방암 여성, 경제적 손실 ‘7천만원’ 훌쩍”[헬시타임]

유현재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교수팀

조기 유방암 환자 사회적부담·경제적 손실 고찰

1인당 최대 7507만 원 부담…재발 땐 8800만원

이미지투데이




40~50대 여성에서 호발하는 유방암의 경제적 손실이 환자당 7000만 원 수준으로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진단 당시 병기가 높고, 삶의 질이 낮을수록 경제적 손실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현재 서강대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교수 연구팀은 한국노바티스의 후원으로 '조기 유방암 환자의 사회적 부담 및 경제적 손실'에 대한 고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 유방암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조기 유방암 환자들이 겪는 사회적,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함께 수행하는 혼합 연구 방식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조기 유방암 환자 1인당 평균 경제적 손실 비용은 최소 3897만 원에서 최대 7507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접 의료비용 외에 근로 중단에 따른 소득 손실, 가사노동 손실, 자녀 보육비, 교통비, 간병비 등 간접적인 비용까지 포함시킨 비용이다. 6개월 미만에서 3년 이상까지 개별 환자의 실제 치료 소요 기간을 반영해 누적 합산한 총 비용을 기반으로 산출했다.

사진 제공= 서강대학교 헬스커뮤니케이션센터


조기 유방암으로 진단됐더라도 재발하면 경제적 손실 비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방암이 재발한 경우 손실 규모는 최대 8813만 원까지 손실비가 올라갔다. 재발을 겪었던 조기 유방암 환자는 재발이 없었던 환자보다 총 경제적 손실비용이 평균 29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특히 생산성·가사노동 손실 등 간접비용 지출이 1330만 원 이상 많았다. 이는 재발 환자의 간접비용이 재발하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약 1.8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가 1~3기의 조기 유방암 환자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4기 이상의 전이성 유방암까지 고려하면 유방암 재발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손실 비용은 더 클 것으로 유추된다.

경제적 손실 비용은 처음 진단받은 유방암의 병기에 따라서도 달라졌다. 병기가 높을수록 부담하는 직접 의료비용이 높아졌고 간접 비용도 눈에 뜨게 증가했다. 3기 진단 환자들은 1기 환자에 비해 약 2400만 원, 2기 환자에 비해 약 1900만 원의 간접 비용을 더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기와 3기 사이 환자에서 직접 의료비용과 간접비용을 합한 총 경제적 손실비용은 평균 약 3922만 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선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가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40~50대 여성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다. 이 시기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환자들은 치료 뿐 아니라 경력 단절, 가족 내 역할 수행 등 중첩된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이번 연구에선 조사 대상인 조기 유방암 환자의 77.4%가 40~60대 여성이었다. 전체 피험자의 73.3%는 자녀가 있었고 68%는 3인 이상의 가구에 속했다.



이들의 삶의 질을 심층 조사하기 위해 '재발이 걱정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전체 응답자의 76.7%는 재발 우려를 표했다. 그 중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40.7%였다. '삶의 질'을 평균을 기준으로 세 집단으로 나눴을 때 스스로 삶의 질이 낮은 편이라고 명시한 대상자(저집단)가 58.7%였고 중집단(25.3%), 고집단(16%)으로 나뉘었다.

삶의 질과 경제적인 비용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삶의 질이 낮은 환자군은 삶의 질이 높은 환자군보다 치료기간을 통틀어 평균 약 1062만 원 많은 간접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휴직제도나 유연근무 활용이 어려운 직종에 종사해 치료와 업무를 병행하기에 제한이 있을 경우 생산성 손실이 가중되고, 가족 내 돌봄 체계 또는 정서적 지지기반이 부족한 경우 가사 비용 등 간접적인 지출이 늘어났을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연구에 자문을 제공한 박연희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국내에서 유방암은 경제 활동, 가정 내 양육과 돌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40~50대 여성이 주 발병층으로 60~7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해외와 차이가 크다"며 "유방암이 재발할 경우 환자 개인을 넘어 가정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회적 함의가 여성암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조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연구를 통해 조기 유방암 환자의 직접적인 의료 지출 외에도 여성의 경력 단절에서 오는 소득 손실, 간과되는 주부의 가사노동 손실비용 등 간접적인 영향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재발은 정서적, 경제적 충격을 모두 증폭시키는 기제로 여성의 경력 단절, 가정 내 역할 수행의 어려움 외에도 고립감, 우울감, 자존감 저하 등 정신건강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복합적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의료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약 3만 명에 달한다. 여성암 5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더욱이 50대 미만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폐경 전(보통 50세 미만) 발병 비율이 약 46.5%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조기 유방암의 경우 생존율이 높은 동시에 재발률이 높다는 것도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조기 유방암의 5년 재발률은 17.7%에 달하며 치료 후 20년 이상까지 장기적인 재발 위험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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