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장소를 옮기며 야심차게 타이틀 탈환을 노렸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자존심을 구겼다.
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공동 주관으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3억 원)에서 JGTO 소속의 션 노리스(43·남아프리카공화국)가 우승했다.
노리스는 15일 경기 안산의 더헤븐CC(파72)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쳤다.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사카모토 유스케(일본)와 동률을 이룬 뒤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우승 상금은 2억 6000만 원.
이로써 JGTO는 지난해 강원 남춘천CC에서 펼쳐진 대회(오기소 다카시 우승)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우승자를 배출했다.
노리스는 2002년 프로에 데뷔해 JGTO와 유럽 투어 등에서 활약한 베테랑이다. 2021년 일본 오픈 등을 우승하며 활약을 이어왔다. 이 대회 전까지 통산 7승을 거두고 있던 노리스는 2024년 12월 일본시리즈 JT컵 우승 이후 7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했다.
4타 차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노리스는 8번 홀(파3)까지 1타 밖에 줄이지 못하며 우승 경쟁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9번 홀(파4)부터 무서운 기세로 추격을 시작했다. 17번 홀(파4)까지 5타를 줄이는 신들린 듯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선두 자리를 꿰찼다. 이날만 네 홀 연속을 포함해 버디 7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하루 7타나 줄인 사카모토와의 연장에서도 노리스의 좋은 감은 그대로 이어졌다. 1차 연장은 버디-버디. 2차 연장에서 노리스는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볼을 홀에 붙인 후 버디를 따내 파에 그친 사카모토를 눌렀다. 왼손을 내려 잡는 ‘역그립’ 어프로치가 만든 우승이었다.
경기 후 노리스는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며 “55세까지 선수로 뛰고 싶다. 목표는 JGTO 10승”이라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렸던 최진호는 2022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이후 2년 9개월 만에 통산 9승 달성을 노렸지만 최종 라운드 후반 티샷 난조를 보이며 17언더파 단독 3위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시즌 1승의 이태훈이 16언더파 4위이고 제네시스 포인트 1위 김백준은 15언더파로 옥태훈 등과 공동 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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