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주가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오너 리스크 해소와 실적 반등 기대감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3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6% 오른 6만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이달 15일부터 전날까지 사흘 동안 상승 마감했다.
전날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앞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기소 후 4년 10개월간 이어진 재판 일정을 완전히 마쳤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자부해온 메모리 부문에서 인공지능(AI) 핵심 밸류체인이 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 적기를 놓쳤다. 지난해 5세대 HBM(HBM3E)을 세계 최대 AI 칩 회사인 엔비디아에 공급하지 못한 데 이어, 올해도 주력인 12단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삼성전자 주가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실적이 올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DDR4 등 구형 메모리는 물론 최첨단 메모리의 가격 상승으로 업황 기대가 커지고 있고 하반기는 정보기술(IT) 기기와 반도체 수요가 많은 성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나서고 있다. 올 4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월에는 독일 공조업체 플랙트를 인수했다. 이달 초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6만 9000원에서 8만 3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비교적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고,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경쟁 업체들은 2026년 실적을 기준으로 삼아야 업사이드를 고려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최하단에 위치해 있어 리스크 대비 리턴이 큰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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