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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지만 강력한 차세대 태양전지, 에너지 빈국이 던진 승부수[페트로-일렉트로]


※석유(Petro)에서 전기(Electro)까지. 에너지는 경제와 산업, 국제 정세와 기후변화 대응을 파악하는 핵심 키워드입니다. 기사 하단에 있는 [조양준의 페트로-일렉트로] 연재 구독을 누르시면 에너지로 이해하는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파나소닉의 태양광 부문 연구 책임자가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창문에 붙이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 자립에 나섰습니다. 일본이 던진 승부수는 태양광 ‘슈퍼 패널’이라 불리는 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입니다. 중국산 태양광의 물량 공세를 기술력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인데요. 사실 태양광 ‘쓰나미’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인 중국의 물량 공세에 맞서야 하는 것은 일본 만의 문제는 아닌 만큼 참고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원전 20기 규모 ‘슈퍼 패널’ 생산이 목표


최근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국산화 지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현지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2030년까지 페로브스카이트를 연간 1GW 규모로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 지원을 쏟아 붓겠다는 것이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인데요.

이번 정책은 경산성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페로브스카이트 확대 정책의 일환인데요. 2040년까지 원전 20기 규모에 해당하는 20GW의 신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는 것이 당시 밝힌 구상입니다. 상당히 공격적인 태양광 확대 정책이라고 볼 수 있죠.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페로브스카이트 상업화를 담당하는 기업이 일본의 세키스이화학공업입니다. 세키스이는 그 중간 단계로 2027년부터 페로브스카이트를 연간 100MW 규모로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놨습니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용어는 이제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가 된 만큼 익숙하실 텐데요. 일반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20배는 더 얇고 가벼우면서, 발전 효율은 1.5배가량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가성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실제로 일본 정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광 셀 기술을 기반으로 모듈 가격을 2030년까지 와트 당 14엔(약 130.1원), 2040년에는 10엔(93.4원)으로 크게 낮춘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 시청에 전시된 페로브스카이트 패널의 모습. AFP연합뉴스


태양광 최대 난제 ‘脫중국’, ‘면적 확보’ 해결할까


일본이 페로브스카이트를 밀어 부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의 태양광 물량 공세를 들 수 있습니다. 중국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공급망을 장악하다시피 했죠. 현재 패널 시장의 85%, 폴리실리콘 생산의 7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전해드렸듯,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가 심각한 분야가 바로 태양광이기도 하죠. 일본의 페로브스카이트 확대는 양으로 승부가 되지 않으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질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페로브스카이트의 특징이 공간 활용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것인데요.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연간 1500㎘ 이상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사업자의 경우 공장∙사업장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의무적으로 도입했습니다. 대상 사업장 수는 1만2000여 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페로브스카이트는 접을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가벼워 지붕을 포함해 건물 벽면이나 창문, 차량 지붕, 가로등 같은 곳에 설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하네요.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공장과 창고, 상업 시설 지붕에 설치할 수 있는 태양광 발전량은 2023년 기준으로 16테라와트(TW)에서 최대 48TW까지인데, 일본 총 발전량의 최대 5%에 달하는 양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국내 태양광 문제에서 빠지지 않는 논란인 ‘면적 확보’가 떠올랐습니다. 중국이나 미국, 유럽 같 면적이 큰 나라가 아니라면 태양광 설치 면적 확보는 최대 과제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일본이 페로브스카이트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의 오바 히데아키 주임 연구원은 “국내(일본)에서는 빈 땅보다 지붕이 설치 가능한 면적이 더 넓다. 지붕의 활용이 중요하다”고 닛케이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화큐셀이 개발한 양산용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셀. 사진제공=한화솔루션


‘속도’가 생명… “서두르지 않으면 끝장”


물론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여럿입니다. 우선 페로브스카이트가 저가 실리콘 패널을 압도할만한 기술력을 갖추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일본 전력 업계에서는 양산에 적합하도록 발전 효율과 내구성을 현재 수준보다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급망 또한 갖춰야 하겠지요. 무엇보다, 중국 또한 페로브스카이트 분야에서 발전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중국이 페로브스카이트까지 장악하기 전 성과를 내야 하는, 그야말로 속도전인 셈입니다.

사실 페로브스카이트는 국내 산업계는 물론 과학계에서도 기술과 양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죠. “페로브스카이트마저 중국에 넘어간다면 한국 태양광은 끝난 것”이라던 한 업계 관계자의 말에서 위기감을 고스란히 전달 받기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일본의 도전이 남의 일 같지만 않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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