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은 충격으로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3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보다 171.71 포인트(0.38%), 7.96 포인트(0.12%) 내린 4만 4461.28, 6362.90에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1.38 포인트(0.15%) 오른 2만 1129.67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넷플릭스가 각각 2.14%, 1.75%, 1.32% 뛰었고 애플은 1.05% 하락했다.
이들 뉴욕 3대 지수는 장 초반해도 모두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장중 파월 의장이 발언이 전해지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현시점에서 비현실적이냐’는 질문을 받고 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완만하게(modestly)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 정책 기조가 부적절하게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나와 대다수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이 기대하는 9월 금리 인하를 단정하지 않은 셈이다.
파월 의장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는 있지만 관세 정책의 경제 영향과 관련해 수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의견도 여전히 고수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분명히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며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그 과정의 끝이 매우 가깝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관련 질의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함을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독립적인 중앙은행은 그동안 공공에 잘 봉사한 제도”라며 “독립성이 없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금리를 사용하려는 큰 유혹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전날 63% 수준에서 이날 45% 정도로 낮춰 잡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 6월 연준이 제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해 매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 상으로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예고됐다는 점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었다.
한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또 다시 동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던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다. 미셸 보먼, 크리스토퍼 월러 위원은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금리 동결에 반대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던 지난 달과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한편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7)’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이날 장 마감 후 나란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에 매출 764억 4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3.65달러를 기록했다. 메타는 같은 기간 매출 475억 2000만 달러, EPS 7.14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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