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마트워치 전용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보였다. 심박수 같은 생체신호를 분석해 사용자 일상과 건강 관리를 돕는 스마트워치 기능을 극대화하도록 맞춤 학습시킴으로써 기존 스마트폰에 이어 전 세계 수억 명 사용자를 겨냥한 웨어러블(착용형) AI에서도 주도권을 갖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신기술 개발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28일(현지 시간)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전용 파운데이션(기초) 모델 ‘센서LM’을 공개했다. 센서LM은 기존 대형언어모델(LLM)처럼 언어 데이터에 더해 심박수, 체온, 걸음수, 피부전도도(EDA) 등 생체신호 측정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고 둘 사이의 관련성을 분석할 수 있다. 가령 사용자의 심박수가 올라갔을 때 그 이유가 격한 운동 때문인지 떨리는 대중 발표 때문인지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맞춤 코칭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인식 능력은 실시간 측정되는 생체신호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지 않은 기존 LLM으로는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생체신호 데이터는 하루 20만 여 토큰(LLM이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에 달해 LLM이 기존 언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엔 비효율적이다. 센서LM은 대신 구글 제품 ‘핏빗’과 ‘픽셀워치’ 사용자 10만 3643명으로부터 총 5970만 시간 분량의 센서 데이터를 학습해 성능을 특화했다. 구글은 자체 평가 결과 센서LM은 걷기 등 20가지 사용자 활동을 분류하는 성능이 0.84로 자사의 최신 범용 모델 ‘제미나이 2.0 플래시’(0.51)를 크게 웃돌았다고 전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시리즈에 제미나이를 탑재해온 만큼 센서LM 역시 향후 갤럭시워치 성능 고도화에 쓰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글은 “센서LM이 차세대 디지털 건강 코치, 임상 모니터링 도구, 개인 웰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스마트워치 제조사 삼성전자와 애플도 자체 AI 기술을 확보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김재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 교수 연구팀과 손잡고 차세대 수면 알고리즘을 신제품 ‘갤럭시워치8’에 탑재했다. AI가 사용자 생활습관을 분석해 최적의 수면 시간대를 제안하는 등 과거 데이터 분석을 넘어 미래 수면건강을 예측해주는 기술이다. 애플은 지난달 차세대 ‘애플워치’ OS에 자사 AI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의 운동 코치 ‘워크아웃 버디’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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