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4)의 버크셔해서웨이가 2분기 포트폴리오에서 애플 지분을 축소하고, 미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UnitedHealth)에 2조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는 2분기 중 유나이티드헬스 주식을 15억 7000만달러(약 2조 2000억 원)어치 보유 중이다. 이는 보유 종목 중 18번째로 큰 규모다.
투자 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는 “버크셔가 지난해 4분기부터 유나이티드헬스 주식을 주식을 매입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급등을 피하기 위해 규제 당국에 비밀 매수 허용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의료비 부담과 법무부 조사 등 악재로 올해 주가가 약 46% 하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는 가입자 수와 매출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이자 글로벌 의료 서비스 기업으로 보험뿐 아니라 헬스케어 관리, 약국 서비스, 데이터 분석까지 사업 영역이 넓다. 버핏이 독점적 시장 지위와 견고한 고객 기반을 중시하고 과도하게 저평가된 기업을 매수하는 성향이 있는 만큼 유나이티드헬스를 집중 매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은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의료 서비스 수요가 장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단기 리스크는 있어도 의료·보험 산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성장하는 방어적 성격을 지닌다.
유나이티드헬스는 버핏과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매입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장외시장에서 13% 넘게 반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해 명성을 얻은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도 2분기 유나이티드헬스 주식 35만 주에 대한 콜옵션과 보통주 2만 주를 사들였다.
반면 버크셔는 2분기 애플 주식을 2000만 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애플 비중은 1분기 25.76%에서 2분기 22.31%로 줄었다. 여전히 최대 투자 종목이지만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축소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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