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싱가포르 공공외교 사용법

◆홍진욱 주싱가포르대사

수교 50주년 '전략적 동반자'로

한류는 강력한 외교 자산이지만

일관된 정책·신뢰가 기반되어야

홍진욱 주싱가포르대사




2025년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은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치·안보, 경제,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는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경제·외교 허브이자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거점이다. 우리 기업들에는 동남아 진출의 관문이자 안정적인 투자처다. 혁신 생태계와 법치 기반의 제도적 환경, 개방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양국은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협력 기반을 꾸준히 다져왔다. 또 국제규범의 존중과 다자주의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기후변화, 사이버 안보, 전자상거래 등 세계적 문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6월 30일 통화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략적동반자관계’를 수립하고 한반도 평화·안정은 물론 인공지능(AI), 디지털 등 미래 성장 분야까지 포괄하는 협력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전략적동반자관계의 수립은 양국 국민들의 확고한 지지를 필요로 한다. 정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통적 외교보다 외국 대중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우리 역사·문화·정책을 알리고 신뢰를 구축해 나가는 공공외교가 더욱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지난해 우리 대사관이 싱가포르 방송사와 공동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6%가 한국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 이유로 한류를 꼽은 비율이 63%에 달했다. 한류는 훌륭한 외교적 자산이지만 양국 국민 간 신뢰의 토대를 한류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공공외교의 외연과 깊이를 확장해야 한다.

세계적 싱크탱크인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가 201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동남아 여론 주도층 대상 설문조사에서 일본은 매년 동남아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나라이자 전략적 협력을 기대하는 국가로 선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잔혹한 식민 통치를 시행했던 일본이 역설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이유로 1977년 ‘후쿠다 독트린’을 천명한 이래 상호 신뢰와 평등에 기초해 진정성 있게 다져온 일관성 있는 동남아 정책을 꼽는다. 수십 년에 걸쳐 내각 교체에 상관없이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온 일종의 공공외교 성과물이라 할 수 있다. 하물며 타국을 침략한 적 없고 K컬처라는 독보적 소프트파워를 보유한 한국이 앞으로도 상호 존중과 신뢰에 기초해 일관된 동남아 정책하에 공공외교를 강화한다면 이 지역에서 우리 외교의 미래는 더욱 밝을 것이다.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국민주권정부가 지역별로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며 외교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아세안 국가들에도 반가운 신호다. 이에 발맞춰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은 단순한 외교 행정의 공간을 넘어 싱가포르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공공외교의 현장 수행 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아울러 동포 사회 및 우리 기업들과 함께 팀코리아의 일원으로서 양국 관계의 또 다른 50년을 향한 디딤돌을 하나하나 착실히 놓아갈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