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공천 개입 등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가 구속 후 두 번째 소환 조사에서도 입을 닫았다. 특검팀이 어떤 증거를 확보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진술했다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정식 재판에서 다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8일 구속돼 있는 김 여사를 소환해 오전에는 명태균 씨 공천 개입 의혹, 오후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했다. 김 여사는 14일에 이어 이날 소환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구속 전 조사에서는 의혹을 적극 부인하고 일부 해명하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구속 후에는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구속됐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의 유불리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조사는 오후 4시 2분께 종료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여사는 기소가 사실상 확정돼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진술거부권을 계속 쓸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검의 수사 방향을 확실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칫 말 한마디가 추가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짚었다. 실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사건에 대해 대부분 수사를 마친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추가 조사 없이 기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검찰 조사 단계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다고 재판에서 불이익도 없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근 검찰의 여러 정치인 관련 조사에서도 각 정치인들 역시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쓰고 법정에서 다투고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연루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건진법사의 법조 브로커 역할을 한 이성재 씨를 구속기소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중순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교단 현안 해결을 위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달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