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이 ‘뷰티’ 카테고리를 신설한 후 일제히 지난달 역대 최대 거래액을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대형 프로모션을 진행한 데다, 1020세대 여성 고객을 겨냥한 인디 뷰티 브랜드 제품을 대폭 할인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뷰티도 패션 스타일의 일부’라는 인식에 패션과 뷰티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앞으로도 패션 플랫폼이 뷰티 제품을 앞세워 젊은 여성 고객을 끌어 모으는 전략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8월 뷰티 카테고리(‘직잭 뷰티’) 거래액이 전월 대비 50% 이상 뛰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특히 지그재그가 ‘뷰티 페스타’를 개최한 8월 1~15일 뷰티 거래액은 2.7배(169%)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1030 여성 고객 사이에서 뷰티 페스타가 ‘트렌디한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매회 역대 최대 거래액을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블리 역시 지난달 ‘뷰티 그랜드 세일’를 열며 거래액이 전월 동기 대비 150% 이상 뛰었다. 재구매율도 82%로 높았으며, 구매 고객 중 1020세대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색조 브랜드 ‘롬앤’의 경우 라이브 방송 당일 거래액이 평소 대비 10배 이상 급증하는 등 인디브랜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릴리바이레드’ 역시 일 거래액이 14배 이상 뛰었다. ‘투쿨포스쿨’과 ‘에뛰드’의 라이브 방송 거래액도 각각 619%, 246% 성장했다.
무신사는 8월 연중 최대 규모의 ‘뷰티 페스타’를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며 거래액을 약 200% 끌어올렸다. 지난달 29~31일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개최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인(IN) 성수’ 팝업스토어는 입장권이 판매 시작 3분 만에 매진됐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은 약 1만 4000명에 달했다.
패션 플랫폼의 뷰티 카테고리 확장은 2021년부터 본격화됐다. 에이블리가 2021년 3월 ‘에이블리 뷰티’를 신설한 데 이어, 무신사가 같은 해 11월, 지그재그가 2022년 3월 뷰티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큐레이션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팝업스토어를 통한 오프라인 확장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상품군은 인디브랜드 위주로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 소비층은 10~20대 여성이 차지한다.
업계에선 패션 플랫폼의 뷰티 강화를 단순한 매출 확대를 넘어 고객 경험과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재구매 주기가 비교적 긴 패션 아이템에 비해 화장품은 소모품 성격이 강해 반복 구매로 이어지기가 더 쉽다. 특히 MZ세대가 온라인 쇼핑에 익숙하고, SNS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와 중저가 뷰티 제품을 빠르게 수용한다는 점이 맞물려 폭발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는 함께 스타일을 완성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연결성이 높다”며 “앞으로 패션 플랫폼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인디 뷰티 브랜드와 대형 프로모션을 앞세워 MZ세대를 사로잡는 전략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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