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구조 변화와 저금리 기조로 위기에 처한 생명보험사들이 5년 내 24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요양 산업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KB·신한·하나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요양시설 확대에 나선 가운데 생보 업계 1위 삼성생명(032830)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분기 중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소유하고 있던 요양시설 ‘삼성노블카운티’의 시설 및 건물을 자회사인 삼성노블라이프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출자 규모는 4225억 원이다. 또 삼성노블라이프에 310억 원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수혈도 지원한다. 이번 현물출자와 유상증자로 삼성노블라이프는 단숨에 4635억 원의 자본력을 확충하게 됐다. 삼성생명은 8월 초에도 삼성노블라이프에 100억 원을 출자한 바 있다.
생보사 가운데 요양 자회사를 세운 곳은 삼성생명까지 총 4곳이다. KB라이프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광교·위례·서초·은평빌리지 등에 요양시설과 케어센터를 운영 중이며 신한라이프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현재 운영 중인 분당데이케어센터에 이어 내년 1월 하남에 요양시설을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생명도 올 6월 자회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세우고 경기 고양시에 첫 도심형 요양시설 개소를 앞두고 있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요양 산업 후발 주자이지만 삼성생명공익재단의 프리미엄 실버타운인 삼성노블카운티를 인수하면서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독보적 업계 1위라는 점에서 금융지주 계열사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삼성생명은 화재·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통한 시너지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ABL·동양생명 인수를 통해 생보사 포트폴리오를 갖춘 우리금융도 이르면 내년 요양 산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생보사가 없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요양 산업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ABL·동양생명 통합 작업이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만큼 요양 산업 진출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지 문제의 경우 기존 은행의 폐점포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요양 산업 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급여 지출은 올해 약 15조 8000억 원에서 2030년 24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 세대)가 2030년부터 후기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장기 요양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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